Life/Book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

13.d_dk 2021. 2. 2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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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

 지금까지 몇몇 소설책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허구와 실제를 반영하여 만들어낸 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기존에 많이 읽던 책과 글의 느낌과 모양, 상상하게 만드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끔씩은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또 나만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 내려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어느 날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간호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계정을 보았다. 이 계정은 의료기기와 관련된 어떤 소설을 만화로 홍보하고 있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의료라는 부분과 밀접하다. 그리고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기를 다루는 소설을 이러한 간호사가 여러 경험을 떠올리며 읽게 되니 재미있었다고 했다. 나는 의료기기를 연구 개발하는 입장에서 이 소설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늘 리뷰를 작성할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를 만났다. 명절 때 집에 내려가지 않는 대신 소설책을 사서 간단히 읽어보려고 했고 정말 순식간에 다 읽었다. 재미도 있었고 작게나마 느끼는 바도 있는 좋은 소설이었다. 소설의 이야기 속 많은 사건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 위주로 짧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의 책 표지. 기계공학자가 인공 심장과 관련한 작업을 하는 것을 잘 표현했다.

 

제품 연구 개발에서 공학자, 기술자로서의 마음가짐

 의과대학과 대기업 그리고 기술력이 있는 작은 쓰쿠다 제작소가 함께 인공심장을 만든다. 기술력 있는 작은 회사의 공학자, 기술자는 기술력이 있다고 자만하지 않고,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잘 설계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냥 공학자로서 주어진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또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고민한다. 정말 간단한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이러한 기본을 나는 망각할 때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자세하게 알아보지 않고 큰 회사와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따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또 내가 어떤 뛰어난 기술이 있다고 자부하고 다른 의견을 쉽게 무시하지는 않았을까? 명확한 문제의 파악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떠올리는 자세가 공학자의 기본자세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제품을 위한 실험은 진실되어야 한다

 소설 속 경쟁사(?)인 사야마 제작소에서는 인맥을 바탕으로 수주한 일을 기술력이 아닌 데이터 조작으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고위험 등급인 인공 심장 코어 하트 임상에서 사람이 사망하게 된다. 사실 이 소설 속 사례는 개인적으로는 너무 말이 되지 않게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생각한다. 실제 이렇게 데이터를 조작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고, 이 일을 의뢰한 니혼 클라인도 이중으로 한번 더 확인하는 게 당연하다. 소설 속 데이코쿠 중공업은 비교 부품에 대해 자료뿐만 아니라 각각 시험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반면에 니혼 클라인은 비교 부품도 아닌 단일 사양의 부품에 대해 확인도 제대로 안 했다는 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들었다. 나는 아닐지라도 누군가가 이러한 데이터 조작을 한다면 알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임상에서 환자에게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성능 시험은 진실되게 가야만 한다는 점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의료기기의 비즈니스 모델

소설 속에서는 인공 심장과 인공 판막에 대한 두 가지 의료기기가 나온다. 결과적으로는 인공 심장은 실패하고 인공 판막은 성공한다. 소설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가격이나 의료 혁신 부분에서는 인공 심장이 더 의미 있다고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가격은 좀 더 적지만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인공 판막이 경제적인 부분과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부분에서 더 나은 것으로 이야기된다. 실제 의료기기 필드에서도 비슷한 것 같다. 의료적인 혁신, 파급력은 조금 떨어질지라도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치료로써 도와줄 수 있다면, 생명이 위험한 많은 환자를 수술로써 도와줄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의료기기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는 그럼으로써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의료기기가 상대적으로 중요할 수 있음을 배웠다.

 

의료기기 개발의 동기 부여와 의료진의 임상 경험을 반영한 연구 개발 

 쓰쿠다 제작소의 다치바나와 가노는 인공 판막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공학자이다. 연구 개발의 진척사항이 없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때 판막과 관련한 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만나고 이 어린이가 수술을 받는 것을 지켜보고 경험한다. 그리고 엄청난 동기부여로 연구 개발에 매달려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한다. 의료기기를 연구 개발할 때 이 의료기기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눈 앞에서 경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실제 임상에서의 간접 경험은 많지만 실제 환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는 직접 겪어보지 못했다. 기회가 되어 내가 연구 개발한 의료기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그 경험을 겪어 볼 수 있다면 나도 저렇게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또 마지막 부분에 이치무라가 수술을 할 때 쓰쿠다 제작소에서 만든 인공 판막의 손잡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에서 임상의가 쉽게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진 인공 판막 분리 장치는 임상의가 어떻게 임상을 행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쉽게 만들 수 없다. 의료 분야의 기술 혁신은 공학적으로 뛰어난 설계보다 실제 임상을 잘 분석하여 반영할 때 나타난다. 간단하더라도 기구의 어떤 부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절차, 기능 추가가 뛰어난 사용성을 의료진에게 제공할 수 있음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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