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Book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13.d_dk 2020. 10. 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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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

 포털사이트에서는 다양한 뉴스 기사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뉴스 기사를 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보고 싶으면 댓글을 볼 수 있다. SNS의 글들에도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댓글들을 볼 수 있다. 여러 경위로 어떤 주제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댓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댓글'들의 일부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라고 하기에는 도가 지나친 것 같았다. 그 '댓글'은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쉽게 비난하며 너무 생각이 없고 배려도 없으며 비난만이 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조금만 생각하면 이 인터넷의 너머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텐데. 그리고 다른 의견이라면 서로의 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만 해도 되는데 왜 주제에서 벗어난 도가 지나친 비난을 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특히 코로나 19와 정치적인 부분, 중국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말들과 너무 무기력해지고 세상이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중 인디고 서원에서 추천하는 책 중 딱 눈에 꽂히는 제목을 가진 책을 읽게 되었다. 오늘 서평을 작성할 악셀 하케'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이다.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책 표지. 코끼리의 의미가 있을 것 같으나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잘 보르겠다.

 

무례한 시대

무례하다는 것

 무례하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뜻이 나타난다.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음.

 이러한 뜻을 좀 더 풀어서 의미를 확인하고 넘어가자. 이 책에서 풀어낸 무례는 아래와 같았다.

어떤 이가 행동을 했을 때, 어떤 이가 아닌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

 상황의 맥락 혹은 행위의 강도에 따라 무례함의 정도는 다를 것이다. 여기서 피해라는 것이 애매하다. 요즘의 무례함은 이 피해라고 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되고 있다. 누군가는 사이다, 통쾌 등의 용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커져가면서 무례의 범위와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 그러한 무례의 반대편에는 상황과 맥락을 가진 '사람'이 존재함에도 이 '사람'에 대한 존중과 생각이 무너지는 게 현실인 것 같다. 무례함을 입은 사람에게는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 '웃고 넘기면 된다' 등을 말을 하며 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을 재단하기도 한다.

 

무례함의 사례와 파급효과

 처음에 언급하였던 인터넷에서의 무분별한 비난과 일상 생활에서 가볍게 누군가를 헐뜯는 것 등이 요즘 시대의 무례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명인이 신체가 불편한 사람을 흉내 내어 희화화하는 이야기, 차로 사람을 칠 뻔한 신호 위반자가 위험했던 사람에게 도리어 욕을 하는 이야기, 특정 종교 및 인종, 취향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고, 괴롭히는 행위 등 셀 수 없이 수많은 무례함의 사례들이 있다. 이러한 무례함의 사례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경험으로 남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책의 문구인 트롤러의 글을 보자.

"... 처음에는 시민의식이 사라지고, 다음에는 어투가 점점 거칠어지면서, 나중에는 몰염치가 도를 넘을 것입니다.
 현재 품위와 도덕 그리고 윤리 등은 쓸모없는 가치로 여겨지며 차츰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라진 거리를 거침 행위가 채우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무례할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이유 : 불안감

 이러한 무례함의 사례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왜 사람들을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책에서는 사람들의 불안함이 이러한 무례함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지금 내가 누리는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무례함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불안감으로 인한 무례함의 예시로는 독일의 난민 수용이 있다. 난민을 이민자로서 독일이 수용하는 과정에 기존의 독일 시민이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불안함은 난민으로 인한 범죄의 발생으로 본다. '난민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불안해진 시민들이 난민 보호소 등에서 무례한 시위를 한다. 이 시민들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끌어내고 경찰들과 충돌하며 폭력적인 시위를 한다. 또 다른 예시로는 위에서 언급한 신호 위반 차를 운전한 사람들 들 수 있다.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하여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질타와 비웃음이 두려워서 불안해서 도리어 성을 낸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을 이 불안함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의 불안함은 많은 부분에서 무례한 행동을 초래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불안감을 안정 누리는 것으로 벗어나는 내용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구절로 풀어내고 있다.

"... 이러한 시선으로 보면 외국인을 증오하는 사람, 전투적인 채식주의자 및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 만보계로 무장하고 몸을 최적화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 그리고 과격한 동물 보호 운동가들에게서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즉 이들은 확실성이 보장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그 안에서 안정을 누린다..."

 

품위에 관하여

품위라는 단어의 의미

 이제는 이 책과 서평에서 무례의 반대 의미로 보고 있는 품위에 대해 살펴보자. 품위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아래의 뜻이 나타난다.

1. 직품(職品)과 직위를 아울러 이르는 말.
2.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
3. 사물이 지닌 고상하고 격이 높은 인상.

 이러한 뜻들 중 무례와 상반되는 의미는 2번일 것이다. 하지만 국어사전의 의미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품위라는 단어는 좀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느낌이 든다. 어렸을 때 학교의 생활 기록부에서 '품위 있게 행동하고...' 등의 용어를 보고는 거의 사용하거나 들어본 일이 매우 줄어들었다. 이를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어낸다고 볼 수 있었다.

다른 모든 이에 대한 책임과 이해를 바탕으로 나타난 행동과 생각

 품위 있는 행동의 의미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생각하며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품위는 나의 행동이 어떻게 누군가에서 영향을 줄 것인지 고려하는 것이다. 

 

품위의 간단한 역사적(?) 유래

 처음에 무례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을 때 '예의'라는 단어가 나타난다. 예의, 예절, 매너 등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여기서 매너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레스토랑에서는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이프와 포크, 그리고 식사를 행하는 방법 등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식사 매너들을 굉장히 쓸 데 없는 것 같으며 불필요한, 비효율적인 보여주기 식의 어떤 장치들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내용 중 하나인 매너의 유래는 꽤나 인상 깊었으며 나의 생각을 바꾸었다. 이 식사 매너는 여러 이유들로 식사라는 상황에서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서 만든 장치이자 규율이라는 것이다. '나는 뭘 아는 어떤 사람이야'가 아닌 '타인이라는 사람도 같이 식사를 하니 좀 더 배려해서 이렇게 해야겠다' 등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매너라고 볼 수 있다. 예의, 예절, 매너라는 이러한 단어들이 왜 품위의 반대말인 무례에서 언급되었는지 알 수 있다. 

 

품위를 왜 지켜야 하는 것일까?

 품위는 법이 아니다. 무례의 정도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듯이 품위도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이 품위는 말랑말랑하게 사람들의 상태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이러한 품위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도덕적인 부분에만 머무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품위를 지키는 것은 지쳐서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기본(default) 값인 상황에서도 이 기본 값을 이겨내고 한번 더 삶이라는 순간에 부딪히는 타인, 다른 이를 생각하는 것이다. 서로가 이렇게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서로가 품위 있게 행동한다면 무례한 행동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뜻과 예시로 풀어보았을 때 무례한 이 시대를 함께 건널 수 있는 방법이다. 

 

무례한 시대에서 품위를 행하는 방법

무례한 행위를 행하지 않는 방법

 무례함은 사람의 불안함으로부터 나타난다.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는 방법은 불안함을 직시하고 어떤 불안함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이 불안함의 원인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만약 불안함의 원인으로 스스로 고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다면 없애버릴 수 있다. 없애기 힘들지라도 불안함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무례한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독일의 난민 수용을 예로 들어보자. 난민이 수용됨으로써 정확한 불안함은 어떤 것일까? 난민으로 인한 범죄의 발생이 우려가 된다면 여러 가지를 찾아보고 직접 정말 이것이 불안함인지 확인한다. 그리고 난민으로 인한 범죄 발생이 정말 원인이라면 이러한 두려움을 인정하고 행동으로써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범죄는 정말 나쁜 것이므로 이러한 것을 막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국가 및 기관에게 요청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난민 수용 반대 시위를 하며 선량한 난민에게 피해를 주는 무례한 행동과 상반되는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는 방법이다.

 

품위 있는 행동을 하는 방법

 품위 있는 행동을 하는 방법은 다른 이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장애인을 희화화하는 행동은 정말 많은 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히 그 순간의 장애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저 사람도 저렇게 하니 나도 해도 된다.'라는 의미가 무의식 중에 이를 본 다른 사람들에게 퍼질 수 있다. 작은 생각, 말, 행동을 하더라도 눈 앞에 있는 누군가 타인 그리고 동시대의 누군가를 생각해야 한다. 작은 행동이 눈 앞의 누군가는 쉽게 넘길 수 있지만 이를 지켜본 사람에게 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늘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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