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게 된 계기
책 읽을거리를 찾을 때가 되었다. 그래서 어떤 분야의 책을 읽을지 먼저 선택하기로 하였다. 최근에는 개발자와 그에 대한 자기 계발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조금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인문학 분야의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어떤 인문학 책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인디고 서원의 월간 추천 책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마침 7월 초에 인디고 서원에서 주최하는 주제와 변주의 책이 있었다. 특히 책의 내용과 분야가 다른 시각(?)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고른 책이 이번에 서평을 작성할 '세기의 쏘울 메이트'이다.
책의 핵심 내용에 대한 요약(?)
세기의 쏘울 메이트의 내용은 이 책의 한 구절로 설명할 수 있다.
'언어경제학'인 시 속에 담긴 꿈과 '시적 사회학'으로서 경제학이 그리는 땀이 씨실과 날실로 짜이기를 바랐다.
시는 함축적으로 내용을 전달한다. 위의 글 그대로 경제적으로 언어를 사용한다. 반면에 경제학이 시적 사회학이라는 의미는 낯설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시는 감정적인 느낌과 묘사를 통해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데 이는 작은 것, 세세한 것에 대하여 시선을 가지고 있을 때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이 발전해 온 것은 이처럼 작고 세세한 사람, 개인에게 시선을 가지고 접근하며 발전해 왔다는 의미로 시적 사회학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새로이 알게 된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 정리
세기의 쏘울 메이트는 여러 시인이 쓴 시의 성격과 경제학자가 만들어낸 경제학론 사이의 관계를 바탕으로 세부 제목이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제목을 바탕으로 시인과 경제학자 사이의 바라보는 관점과 실제로 만남을 가지고 생각을 나누었던 것들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여러 소단원(?)을 읽으며 새로이 알게 된 점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1) 정치학과 정치 경제학 그리고 경제학
'경제학'은 '정치 경제학'으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알기로는 '정치'는 하나의 국가로 계약되어 있는 사람 또는 사람들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6세기 이후 중앙집권화가 되어가는 국가의 대규모 경제에 대하여 한 국가 내의 자본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이에 대하여 분쟁 없이 사람들에게 나누기 위함이 '정치 경제학'이다. 이후 사유재산의 개념과 자본주의의 개념이 강해지면서 '경제학'으로 독립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국가 경제의 관리 방법에 대한 고찰; 앙투안 드 몽크레티앵)
2) 이슈가 되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생각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간단하다. 상대적으로 쉽게 돈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위치,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위치의 건물을 사고 건물의 가격이 오르면 판매한다. 여기서 건물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좋은 주거 단지가 있거나, 교통편이 좋거나(역세권), 백화점이나 좋은 어떤 인프라가 구축되어있거나 하는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건물의 가격이 오르는데 이 건물을 구매한 사람이 한 일은 무엇일까? 그 건물을 산 '행위'만 존재할 뿐이다. 인프라를 짓거나, 실제로 가격이 오르는데 이 건물 및 땅을 구매한 사람은 한 일이 없다. (굳이 자본주의 관점에서 한 일이 있다면 돈이 있어서 잘 찾아보고 샀다는 점이 있겠지만...) 헨리 조지는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주변 인프라 및 환경이 좋아짐에 따른 가격 상승만큼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및 경기도 집값이 미친 듯이 올라가는 지점에서 나는 구체적인 방안은 떠오르지 않지만 이러한 개념을 잘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종 혐오주의와 불평등의 원인을 찾다; 헨리 조지와 엠마 라자러스)
3) 돈에게 생명을 부여하자
일반적으로 돈은 생명이 없다. 무한히 쌓아 놓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썩지 않는 존재이다. '자연적이다'라는 부분에서 보면 돈은 매우 '자연적'이지 않다. '자연적이다'는 것은 태어나고 삶을 살아가고, 시간이 지나면 죽는 것과 같은 순환이다. 다시 이러한 부분에서 보면 인간이 만든 돈이라는 것은 생명이 없다. 질비오 게젤은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라는 이름 아래 시간에 따란 돈의 가치 하락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돈이 생명을 가지고 시장에 돌게 함으로써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제로 몇몇 도시에서 실험을 통해 가능함을 보였다고 한다.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돈이 썩는(가치 하락) 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돈이 생명을 가지게 된다면 각각의 생명 중 하나로서 자연적인 질서가 확립될까? 그를 사용하는 이 자본주의도 올바른 질서를 찾을까 궁금해졌다. (죽을수록 태어나는 순환의 역설;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와 질비오 게젤)
4) 자본주의 안에서 자유주의 그리고 그에 개입하는 국가의 역할
개인이 노력(?)하여 자본을 모으고 그 자본을 이용하여 또 돈을 버는 일이 자유주의가 강해진 자본주의 사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자본은 자식에게 부의 대물림이 될 수 있다. 부의 대물림은 이러한 관점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안에서 빈곤이 빈곤을 낳는 상황에 대하여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한다. 동시에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자본이 많은 이에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 그리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왜 내가 노력한 것에 대하여 내가 돈을 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 빈곤의 대물림으로 그 사람들이 사라지면 당연히 다음 차례는 그 자본을 가지고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가난한 자가 생기게 될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나면 이들이 사라질 것이고 이렇게 사람이 사는 시스템은 무너질 것이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매우 이상적인 사회로 사회주의라는 경제적 개념을 제시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어떻게 이 자유주의 내에 잘 개입할 것인지가 국가의 핵심 역할이고 이를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 (낮은 곳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 스털링 브라운과 군나르 뮈르달, 가난 해결을 강조한 도덕적 마르크스 주의자; 가와카미 하지메)
5) 기본 소득 이론에 대한 탄생의 이야기
기본 소득에 대하여 말이 많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에서 세금이 나가는데, 이를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것이 불평의 원인이다. 이는 위의 이야기와 같은 선상으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급여를 받는 것은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익집단이므로 적은 매출을 내는 경우 당연히 일하는 노동자의 급여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매출을 만들게 하는 것이 일반 사람들이다. 열심히 일을 하고 하지 않고를 떠나서 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최저선으로써 기본 소득을 제공하여 경제를 돌게 만드는 것은 자본주의의 돈의 흐름이라는 부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좋은 직장, 매출이 많은 직장에서 많고 좋은(?) 급여는 받는 것은 자본주의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자본주의가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한다면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급여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기본 소득은 이러한 경제활동 자본주의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본 소득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와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올바르게 사용되는 기본 소득이라면 그 누구도 크게 불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의 불평등에 주목하여 올바른 경제학을 주장하다; 에즈라 파운드와 클리포드 더글러스, 가지 않은 길은 사회적 안전망의 다른 이름?; 로버트 프로스트와 윌리엄 베버리지)
6) 경제의 외부성 개념
경제의 외부성 개념이란 자본의 성장 및 이익이 창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어떤 것을 지칭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공장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것이 있다. 즉, 대표적인 예가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중에는 이산화탄소량을 바탕으로 화폐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글을 쓰는 지금 밖에는 비가 오고 있다. 남쪽 지방, 일본, 중국 등은 비가 매우 많이 와서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또 기후 이상으로 인한 메뚜기 떼의 문제, 따뜻한 아르헨티나가 매우 추워지는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 잘 산다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을 동반하며 인간이 편한 것을 동반한다. 이때 잊히고 나중에 큰 문제로 돌아오는 기후 문제에 대하여 다시 한번 더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어떻게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움직이고 행동할 것인가? (전체로서의 사회가 아닌 사회 속 개개인의 살림살이를 고민하다; 칼 윌리엄 캅과 에른스트 비헤르트)
여러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며...
이 책의 조금(?) 아쉬운 점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가볍게 설명하고 조금 사례가 더 있었으면 더 재미있게 보지 않았을까라는 점이다. 뭔가 이론은 창대한데 이를 실생활에 어떤 식으로 적용해보려고 했을까 등이 궁금했다. (어쩌면 저자는 더 찾아보고 흥미를 가지기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또 내가 너무 경제학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책을 읽은 것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시는 무언가 너무 함축적이어서 어렵다. 그만큼 어쩌면 감정적인 부분이 덜 민감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돈이라는 것에 얽매이면 어쩔 수 없이 돈을 보게 된다. 누구는 얼마나 벌고 누가 어떻게 돈을 벌었고 등등에 매우 민감해진다.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어도 불로소득자의 많은 돈을 바탕으로 하는 과시를 보면 흔들린다.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안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인처럼 시인과 함께 여러 경제학 이론을 만들었던 경제학자들처럼 남이 있기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민감하게 기억해보려고 한다. 자본주의 위에 태어나서 자본주의 위에서 생을 마감하겠지만 그럼에도 위의 여러 사항들을 민감하게 기억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게으르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 같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시가 어렵다. 그래서 시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시가 마지막 부분에 요약한 글을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분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들은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살아남은 자의 슬픔 부분, 베르톨트 브레히트 (Berthold Bre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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