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Book

A가 X에게 편지로 씌여진 소설

13.d_dk 2022. 11.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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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라는 매체에 관심이 생겨 읽게 된 책

 편지라는 매체를 사용한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그래도 훈련소를 전문연구요원으로 늦게가서 적어보았던 편지가 그나마 가장 최근에 편지를 작성해본 기억이다. 하지만 SNS에서 편지와 관련한 글들을 보면 모아두었다. 예를 들면 편지를 잘쓰는법 같은 게 있다. 편지는 적을 때도 그리고 받는 사람도 싫어할 수 없는 신기한 매체인 것 같다. 지인으로부터 편지로 씌여진 연애 소설같은 같지 않은 책을 추천받았다. 그 책이 오늘 간단히 서평을 작성할 존 버거의 A가 X에게 편지로 씌여진 소설이다.

A가 X에게 편지로 씌여진 소설 책 표지.

 

편지라는 매체

 편지는 작성하는 사람은 미래에 읽을 사람을 생각하며 적는다. 편지를 읽는 사람은 과거를 읽게된다. 이야기, 감정, 사실 등을 전달하는데 이러한 시간 차이가 발생하는 매체라는 부분이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또 편지는 전화나 요즘의 메세지와 같이 실시간성이 없다. 그래서 더 많은 내용을 적고, 더 많이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글을 만들게 된다. 그만큼 이 글을 읽는 사람을 많이 생각하며 적게된다. 그래서 연애 편지는 많은 사람들을 로맨틱하게 만드는 것 같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그렇게나 많이 생각하며 만들어 낸 글이기 때문일 것이다.

 

편지가 담을 수 있는 많은 것

 이 소설은 무기징역수 남자(X)에게 무기징역수를 기다리는 여자(A)가 보내는 편지를 바탕으로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실제 어떤 감옥에서 어떤 사회운동가의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들을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설명이 적혀있다. 편지를 보내는 A는 저항하는 여러 이야기들과 일상을 생활하면서 X를 떠올린 많은 이야기들을 감정을 담아 전달하고 있다. X가 편지를 읽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거의 알 수 없게 되어 있는 부분도 재미있다. 서로 주고 받은 편지의 느낌이 강하지 않아 전달되지 않은 어떤 많은 감정들이 보여 슬프기도 했다.

 편지로 만들어진 소설이어서 다른 이의 편지를 훔쳐서 읽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 편지를 읽으면 묘하게 몽글몽글해진다. 편지가 가지고 있는 힘인 것 같았다. 글도 다양한 매체를 띄는데 이따금씩 편지라는 드문 매체를 접하는 것은 이상하게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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