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예술 소모임 두 번째 참가!
미술, 예술 관련 소모임에서 모집하는 전시 일정이 생겼다.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 이후 주말에 시간이 맞고 흥미로운 미술전시가 있어서 신청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이전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들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 정원과 정원(treasure gardens)
이번에 후기를 작성할 미술 전시는 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작가님의 정원과 정원(treasure gardens)이라는 전시이다. 작품에 가까운 그림과 조형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는 22년 8월 7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입장은 무료이지만 성인인 경우 덕수궁 관람에 1,000원이 소요된다. 장-미셸 오토니엘 작가님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작가이며 주로 신화에 기반한 현실과 환상 그리고 미래의 꿈을 엮어 세계를 엮는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는 덕수궁부터 시작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 내부 1층 순으로 보는 것을 권장한다. 날씨도 날씨이지만(너무 덥다!) 전시 설명 책자에서 이와 같이 설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정확히 반대로 감상했다. 감상 순서에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았다.
짧으면 짧은 미술 전시관람이다. 차근히 설명을 보며 관람하면 30분 정도 소요될 것 같다. 시간을 맞추어간다면 도슨트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작품별로 간단한 설명과 느낌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루브르의 장미(La Rose du Louvre; The Rose of Louvre)
<루브르의 장미>는 2019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개장 3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 속 꽃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중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이라는 작품 내 인물의 발에 떨어져 있는 장미들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었다. 이 붉은빛을 띠는 장미는 열정, 권력, 승리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죽음보다 강력한 여왕의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작품을 보면 하나하나의 백금박들이 가득 있는 캔버스에 검은색 잉크로 꽃같기도한 '구'들이 꽃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인다. 검은색은 무한한 힘을 보여주며 꽃과 앞에서 말한 힘들이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백금박이 독특하다고는 생각했지만 하나하나 붙어있는 것을 알지 못했는데 관람 후 소모임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설명을 듣게 되어서 좋았다. 실제로 본 <루브르의 장미>는 백금박과 대비되는 저 검은색 잉크가 묘한 힘을 나타내는 느낌을 주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자두꽃
이번에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에 전시를 하면서 따로 제작한 작품이 <자두꽃>이다. 형상과 표현한 방법은 <루브르의 장미>와 매우 비슷하지만, 더 큰 캔버스에 더 많은 수의, 더 많은 색상을 사용하여 표현되었다. 조금 더 꽃잎의 느낌을 보여주고, 색상 하나로 생명력이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 아마 앞의 <루브르의 장미>를 먼저 보고 이 작품을 보아서 더 그 부분이 강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프레셔스 스톤월 (Precious Stonewall)
인도 여행 중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벽돌을 모으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단순히 벽돌로 벽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다. 이 벽돌들은 다양한 아름다운 색을 가진 빛을 가지는 유리로 만들어져있다. 유리벽돌은 사람의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서로 다른 미묘한 차이의 흠집, 색상, 빛깔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를 큐레이팅 할 때 벽돌로 만든 벽 윗부분에 빛을 각을 주고 쏘아서 불꽃과 같은 그림을 흰 벽면에 만들어낸다. 이 작품이 <프레셔스 스톤월>이다.
사람들의 작은 소망을 하나의 벽돌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소망은 사실 정말 하나하나 아름답지만 쉽게 부서지고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망들을 하나하나 잘 모아 벽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벽이 빛을 받아 아름다운 빛깔을 표현해낼 때 우리는 어떤 꿈을 이루는게 아닐까? 일련의 의미들이 모여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느낌이 너무 좋은 작품이었다.
푸른 강 (Riviere Bleue; Blue River)
<푸른 강>은 수 많은 피로지(Firozi)라는 색상의 푸른색 벽돌들이 잔잔한 물결을 이루는 강물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가만히 보고 있는 것보다 이 <푸른 강> 옆을 걸으면서 작품을 보면 강물이 흘러 넘실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위에서 비추는 빛들로 인해 반사되는 모습은 날씨 좋은 날에 강물 옆을 걸으며 눈이 부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푸른 강> 작품 위에는 뒤에서 설명할 <매듭>이라는 작품이 물에 떠있거나 물 위에 떠있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 서로의 모습과 빛을 반사하며 다양한 우주 세계를 보여준다.
푸른 벽돌들과 상단의 조명의 큐레이팅 조화가 정말 강물같은 느낌을 준다. 그 근처를 걸어 다니면 더 강물 같아서 계속 작품 주변을 걸어 다니며 감상했다. 걸어 다닐 때 더 진짜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참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매듭 (Sauvage; Knot)
오토니엘은 2009년 유명한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에게 경의를 표하는 '라캉의 매듭'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후 구슬을 연결해 만든 다양한 형태의 매듭 연작을 선보인다. 이 매듭 연작은 이성적이며 우주를 포함한 과학의 분야를 아우른다. 수학 이론에서 무한함의 개념을 시각적 예술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매듭이 활용된다. 완전히 물리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구들의 표현에 반사된 빛을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느낌을 표현할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좀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온전히 작품을 감상해야 할 때 메시지나 다른 일들이 갑자기 생각났기 때문이다. 소모임의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누군가는 다른 세계와 함께 우주의 초끈이론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작품을 가까이 보면서 그 하나하나 구슬에 비친 내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나를 찾으면서 다른 세계를 만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고라 (Agora)
유리벽돌이 아닌 안정감을 주는 스테인리스 스틸 벽돌로 어떤 공간을 만들었다.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소재가 미래의 느낌을 주지만 만들어진 어떤 공간은 무덤이나 동굴의 느낌을 보여준다. 미래와 과거를 이으면서 공간을 직접 만들어내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다른 시공간은 이러한 물성과 물체 모양으로 이을 수도 있다.
오라클 (Oracle)
위에서 보았던 <프레셔스 스톤월>에서 배치를 다르게 하여 상단의 불꽃과 같은 불빛을 다르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벽돌의 모양을 다르게 함으로써 불빛이 다르게 표현되는 부분이 이전에 보았던 <프레셔스 스톤월>에서 갇힌 생각을 부수어주는(?) 느낌이었다. '다르게 생각하기는 판단을 멈출 때 가능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황금 연꽃
덕수궁의 연못(분수대가 아니다!!)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모임의 다른 분이 불교의 윤회와 쭈욱 이어진 매듭의 느낌으로 연꽃을 표현한 부분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마침 연못 아래에 연꽃풀(+녹조...?)들이 가득하여 녹색으로 물들어 있는 중에 빛나는 금빛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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