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게 된 계기
나는 예스24를 통해 책을 구매하고는 한다. 여러 소설(특히 SF 분야)를 구매하고 있을 때 예스24의 어떤 소설에 대한 추천을 보았다. 그 소설에 대한 추천과 홍보를 읽고 아무 생각 없이 일단 그 책을 구매하였다. 정확하게 어떤 부분에서 끌려서 책을 구매했다는 기억이 없다. 그 책이 오늘 서평을 작성할 책인 윤고은 작가님의 '밤의 여행자들'이다.
일상과 여행
보편적으로 우리는 일상은 힘든 곳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힘든 곳에서 벗어나 우리는 여행을 가보려고 한다. 여행을 가면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통해 일상에서 힘든 부분을 중화한다. 혹은 일상이 힘들어서 잊어버렸던 무언가를 다시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여행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여행도 일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여행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다른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일상의 힘듦과 잊어버림을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
책에서 주인공인 고요나는 이러한 여행을 기획하는 여행과 관련한 업을 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여행관련 업이지만 주인공이 책 속에서 무이로 떠나는 여행은 일상의 문제를 중화하거나 해결해주지 못하고 연장선이 될 뿐이다. 고요나는 어떤 것을 해야지 일상에서의 힘듦과 잊어버림을 극복해볼 수 있을지 상상해보게 되었다.
나는 일상이 가져다주는 익숙함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주말을 보내고 일을 하러가는 날도 그 나름에 즐거움과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행이 가져다주는 묘한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도 꽤 좋아한다. 나에게 여행은 일상에서 힘듦에 대한 부분보다는 일상에서 잊어버린 부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부분이 크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무딘 감각
고요나는 무이와 관련한 재난 여행 프로젝트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 노력 중 일부로 어쩔 수 없이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즉, 타인에 대한 무딘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려하고 한다. 나는 희생자가 아니고 희생자를 만드는 다른 사람들을 계속해서 생각하면서 죄에 대한 무게를 나누어 죄책감을 덜어낸다.
동시에 무이에서 경험한 여러 삶을 생각하며 죄책감이 늘어나기도 한다. 책 속에서는 고요나의 이러한 죄책감에 대한 내적 싸움을 계속해서 글로 보여준다. 나누어진 열차에서 엇갈린 그 순간부터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조차 없는 상황) 고요나에게 감정적으로 이입된다. 고요나는 살기위해서는 이러한 희생을 받아드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독자들에게도 주는 것 같았다.
불현듯 나도 삶에서 다른 사람, 생명 등등에 대하여 내가 살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이해하고 양보할 수 있음에도 모두가 더 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들. 특히 자본주의 위에서 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고요나와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해결방법은 떠오르지 않지만 생각이 많아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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