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홍보로 접한 국제갤러리의 전시
미술관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가끔씩 피드에 나타날 때가 있다. 그중 국제갤러리의 인스타그램에서 흘기듯이 보았던 전시가 있었다. '가 보아야지!'라는 생각만 잠깐 있었다. 잊어버릴 때쯤, 좋은 기회가 생겨서(?) 평일에 반차를 쓰고 미술관에 작품을 감상하러 갔다. 그 전시는 오늘 리뷰를 작성할 이기봉 작가님의 개인전 'where you stand'(당신이 서 있는 곳)이다.
이기봉 개인전 : where you stand (당신이 서 있는 곳)
이기봉 작가님의 개인전 제목은 where you stand이다. 이 제목은 이기봉 작가님이 평소에 관심이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와닿기도 한다. 이기봉 작가님은 세계의 본질을 이루는 구조 및 흐름에 대해 관심이 있고 이를 탐구한다. 이러한 관심과 탐구를 회화와 설치를 통해 실험한다. 이러한 것을 표현하는 모티프로 작업실 근처에 가득한 안개와 물을 가지고 온다.
전시의 많은 작품들이 안개와 함께 있는 풍경, 물에 비친 것 같은 풍경이 있다. 이러한 것을 설치와 회화의 조화로 풀어내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생각하고 보는 것, 보이는 것에 대해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전시였다.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이 다르고 가까이서 보면, 부분적으로 보면 또 다르다. 마침 전시를 보러 간 날에 비가 내리고 흐렸는데 국제갤러리와 날씨 작품들이 어우러지는 게(?) 좋았다.
국제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이기봉 개인전은 22년 11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서울 국제갤러리 K1과 K2 건물에 나누어져 진행된다. K2에 1층과 2층에 걸쳐 더 작품수가 많았다.
작품이 사진 같아 보이지만 모두 그림이다. 작품에서 안개와 함께 원근감이 보인다. 이는 뒤에 그림이 있고 아크릴판을 댄 후, 앞에 얇은 천을 대고 그 위에 그림을 또 그린 방식으로 작품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 풍경이 녹색이 아닌 흑백으로 되어 있는 작품들도 있었다. 멀리서 함께 보면 마치 한국 전통의 멋진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았다.
회화와 아크릴 그리고 천을 이용한 작품에서 천 부분에 영어글자가 새겨진 작품도 있었다. 이 영어 글자들은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라고 한다. 이전에 대학생 때 교양으로 정말 어렵게 읽었던, 책이라서 기억하고 있었다. '논리철학 논고'의 유명한 문장이 생각났다.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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