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Review

[스페이스 K 서울] 다니엘 리히터(Daniel Richter) : 나의 미치광이웃 (my lunatic neighbar)

13.d_dk 2022. 8. 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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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나는 미술관 관람

 여의도에 선배 결혼식에 참석하고 나서 오후 시간이 생겼다. 그냥 전시회나 미술관을 가야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마침 SNS에 이런 미술 관련 큐레이팅 하는 계정을 찾았다. 그 계정에서 소개하는 미술관 중 마곡나루의 '스페이스 k 서울'이 가까웠다. '스페이스 k'는 코오롱 회사에서 만든 미술관이었다.

스페이스 k는 서울식물원과 도심 사이사이 갖추어진 공원과 함께 있었다. 마침 이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 미술 전시도 좋지만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어 이런 날씨에 스페이스 k에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관람하게 된 전시가 오늘 리뷰할 다니엘 리히터(Daniel Richter)의 '나의 미치광이웃 my lunatic neighbar'이다. 

 

스페이스 k 서울

 9호선 마곡나루 역에서 내려 서울식물원과 LG 사이언스파크를 지나와서 갈 수 있었다. 좋은 날씨에 공원들을 거닐다 보면 나타나는 미술관이라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독특한 모양으로 건축이 되어있고 전시장 출입구 부분에 작은 물이 나오는 공간 조형(?)이 있는데 러버덕을 풀어놓았다. 산책 온 가족이 있고 그 아이가 재미있게 오리들을 배치해 놓은 것이 기분이 좋고 귀여웠다.

LG 사이언스파크에서 길을 건너오면 보이는 왼쪽 편의 독특한 건물이 스페이스 K이다.
독특한 구조가 보이는 스페이스 K. 날씨도 한 몫했다.
스페이스 K의 입구 부분. 물이 있는 어떤 조형 공간(?) 보인다.
귀엽다.
귀엽다. 어떤 아이가 이런 장난을 쳤을까?

 

다니엘 리히터(Daniel Richter) : 나의 미치광이웃 my lunatic neighbar

 독일 화가인 다니엘 리히터의 미술 작품을 전시한 '나의 미치광이웃'이다. 다니엘 리히터가 예술을 시작하려고 했던 때는 회화가 아닌 다른 방법들을 주류로 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다니엘 리히터는 회화를 선택했고 정치, 사회, 문화, 예술 자체를 회화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림을 그렸던 그 시기에 작가가 관심이 있었던 부분을 그림에서 찾아보며 왜 이렇게 표현하려고 했는지 생각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전시 제목의 'neighbor'를 'neighbar'로 표현한 부분, 왜 '미치광이웃'인지는 전시를 다 보고 어렴풋이 느낌을 받기도 했다.

 전시 입장료는 8000원이었고 22년 6월 23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된다. 1층에 대부분의 작품이 있고 2층에 작품 한 점과 다니엘 리히터를 인터뷰한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다양한 미술 작품을 보며 생각하고 마지막에 미술 작품의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법이 재미있었다. 각 작품을 관람할 때 오디오 해설(해서 URL은 아래의 reference 참조)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또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니 도슨트 투어를 하고 있었다. 시간을 맞추어 간다면 도슨트 투어도 참여할 수 있을듯하였다. 

 여러 작품들 중 내가 재미있게 생각했던 작품들을 내 생각과 함께 정리해보려고 한다.

다니엘 리히터 : 나의 미치광이웃 전시 안내판. 스페이스 K 입구.
스페이스 K의 매표소 옆 전시 설명판.

 

디앤디(D&D; Dock and Drool)

 하나하나 세세하게 보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크게 하나로 보면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이 있다. 어떤 성적인 행위가 자연스럽게 보이게 된다. 추상적인 색상 덩어리, 선들, 원을 바탕으로 어떤 표정과 사람의 인체가 나타나게 그려진 게 신기했다. 

디앤디.

 

개쩌는 음악

 독일어로 어떤 의미를 가진 단어를 제목에 썼길래 한국말로 <개쩌는 음악>이 되었을까? 오른쪽의 파란색 부분이 왼쪽의 여러 사람들을 압도하거나 놀라게 하고 있는 느낌을 한 번에 받았다. 제목을 보아서 파란 부분이 음악의 어떤 감각을 말하고 왼쪽의 사람들이 이에 놀란다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목을 알지 못하더라도 오른쪽의 파란 형체가 가진 힘과 왼쪽의 사람과 같은 그림이 놀람, 경이, 두려움이라는 느낌을 그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그림이 가장 인상 깊었다. 실제로 보았을 때 놀라운 힘, 놀람, 경이, 두려움 때문인지 닭살이 돋았다. 멀리서 볼 때, 가까이서 볼 때 느껴지는 에너지가 다르지만 보고 있을 때 느껴지는 압도되는 힘, 놀람, 경이, 두려움과 같은 느낌은 참 신기했다.

개쩌는 음악.
개쩌는 음악.

 

영원

 제목을 보고 왜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인지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다. 실제 해설과는 다르지만 내가 그림에서 제목을 보고 받아들인 부분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항상 사람은 어딘가에 머물지만 벗어나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나 부모를 떠나듯이, 첫 직장에서 새로운 직장으로 넘어가듯이. 도망치기도 하지만 더 나은 곳으로 뛰쳐나가기도 한다. 머문 곳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힘이 필요하다.

 그림에서 거미줄 부분은 현재 있는 위치가 사람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붉은 울타리는 현재 머무른 공간이 주는 힘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역동적인 다리가 검은 화면으로 사라지고 있는데, 검은 부분은 미지의 세계를 말하는 것 같았다. 이런 반복을 영원하게 하는 게 사람의 삶이라서 이런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했다.

영원.

 

긍정적 오류의 발견

 제목을 보고 작품을 이해해보려고 하였을 때는 이질적인 부분들이 사이사이 있지만 이것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서 '긍정적 오류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설을 들었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림의 여러 독특한 선들은 등고선, 주가지수, 국경, 전선, 심장박동 등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런 선들을 그래프라는 이름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들, 그래프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설명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사용한다. 다니엘 리히터는 이러한 부분을 발견했고 그림으로 그리며 제목을 <긍정적 오류의 발견>이라고 지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예술에서 이공계의 논리와 같이 제목과 작품과 해설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긍정적 오류의 발견.
긍정적 오류의 발견을 보는 나를 발견. (ㅎㅎ)

 

Reference

 

[오디오 가이드] 다니엘 리히터 <나의 미치광이웃> (by 스페이스K)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린 다니엘 리히터 회화전 <나의 미치광이웃> 전시기간 : 2022.06.23 ~ 2022.09.28

audiocli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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