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Book

도시는 다정한 미술관

13.d_dk 2022. 7. 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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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

 최근 약 3개월 정도 미술 관련 전시회 가는 것이 푹 빠졌다. 누군가가 남긴 그림, 조각, 사진 등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지며,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미술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책을 매개로 저자와 독자를 연결해주는 '세모람'이라는 플랫폼에서 미술과 관련된 어떤 책을 추천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이 오늘 서평을 작성할 박상현 님의 '도시는 다정한 미술관'이다.

 

일상 속에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하는 많은 지식과 영감

 페이스북, 신문 등에 미술과 관련된 글을 적는 박상현 저자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많은 부분들에 관심을 가졌다. 이 관심 속에서 미술과 관련된 일상의 요소들을 찾게 되었고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정리하였다. 그래서 미술작품을 바탕으로 일상에 녹아져 있는 많은 요소들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이처럼 일상에서의 호기심을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더 많은 지식과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부분을 미술과 함께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도시는 다정한 미술관 책 표지.

 

우리 도시에 스며든 미술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속에 스며들어있는 많은 미술 이야기를 정리해두었다. 한 번쯤 본 적은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요소요소가 녹아져 있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했다. 건축, 조각, 그림 등등 매우 다양한 이야기가 많지만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미술 그림 작품과 이야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더치페이와 단체 기념사진

 더치페이, 더치커피 등은 더치(Dutch)라는 단어를 가지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를 뜻하는 말로 각각의 단어가 네덜란드에서 유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아래는 <포목상 조합 이사들>(1662, 램브란트)이며 단체 기념 그림이다. 부르주아 계급들의 지위를 볼 수 있으며, 오늘날의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그려졌다.(우리는 이런 사람들이다. 짜잔! 하는 느낌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이러한 그림에서 가운데 있는 사람은 그림을 그린 화가에게 많은 돈을 내고, 외곽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내었다고 한다. 여기서 더치페이라는 단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포목상 조합 이사들> 1662, 램브란트

 

카메라 없이 스냅숏을 그리기(?)

 요즘은 카메라로 자연스럽게 그 순간을 기록하여 남길 수 있다. 과거에는 그것이 불가능했는데, 에두아르 마네는 <철도>라는 작품을 통해 그것을 해 보였다. 과거에는 의미가 담긴 그림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이 그림은 그냥 보는 그대로 철도 앞에 어떤 상황 자체를 캡처하여 남겨진 것을 잘 나타낸다. 과거에 이러한 생각을 해내어 그림으로 남기는 방식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철도> 1873, 에두아르 마네

 

예수를 그리는 방법

 그림도 결국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속한 문화를 반영한다. 특히나 어떤 사람을 그릴 때는 그 문화가 더 중요하다. 예수는 이스라엘의 사람이므로 원래는 그 문화에 맞는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로마에 와서 예수로 인해 천주교, 기독교가 더욱 확대되면서, 그 로마 문화 속의 젊은 청년의 모습을 한 예수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예수의 모습이 굳어져 많은 그림에 나타나게 된다. 김기창 화가는 한국식으로 이러한 모습을 바꾸어 표현하여 그린 적이 있다고 한다. 그 그림 중 하나가 <최후의 만찬>이다. 다른 문화로 표현된 유명인의 모습이 이상하면서도 내가 속한 문화라서 그런지 가깝게도 느껴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최후의 만찬> 1952~53, 김기창

 

땅을 여성으로 묘사한 이유와 그 작품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여성, 남성이 있다. 여성은 아기를 잉태하여 출산한다. 과거의 사람들도 이러한 것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곡식이나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땅을 여성으로 보았다고 한다. 프랑스라는 국가를 그림에 넣은 작품이 있다. 프랑스 7월 혁명을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의 성별에도 화가가 속한 집단의 문화와 생각이 요소요소 녹아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도 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0, 외젠 들라크루아

 

사실주의 : 관습을 깨뜨리다

 사람이 남기는 어떤 작품에는 그 사람이 속한 문화의 관습과 생각을 반영한다. 요즘에도 '어떤 것은 이러하다'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작업하고 기록하는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이런 글쓰기나 보고서, 일 등등일 것이다. 에드가르 드가의 <욕조>라는 작품에서 보편적인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자세를 여성이 취하고 있다. 사실 그대로 여성이 욕조에서 씻는 모습을 그린 것인데, 목욕하는 여성을 그릴 때는 어떠해야 한다는 관습을 깨뜨린 작품이라고 한다. 내가 가진 생각의 관습을 버리는 것이 어떤 일인지 사실주의라는 그림에서 알게 되었다.

<욕조> 1886, 에드가르 드가

 

여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잘 반영한 초상화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중 하나가 조지 워싱턴이라고 한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조지 워싱턴의 여러 요소들이 잘 반영된 길버트 스튜어트의 <워싱턴의 초상>이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다. 의자에서 막 일어난 느낌(국민의 대표로서 국민을 환대함), 왼쪽에 종이에 어떤 것을 집필한 느낌(법안을 만듦), 오른손의 제스처(소개하고 인사를 건네는), 왼손의 지팡이(의회와 함께 함) 등등 요소요소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조지 워싱턴을 잘 표현했다고 한다.

<워싱턴의 초상> 1796, 길버트 스튜어트

 

예술 작품으로 사건을 알리기

 나폴레옹 혁명 이후 부르봉 왕조의 왕정이 복귀되었다. 이후 주요 요직을 마음에 드는 자기편이었던 사람들을 앉히면서 배가 침몰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배가 침몰하던 중 능력 없는 낙하산 선장은 도망가고 작은 배에서 남은 사람들이 죽어갔다고 한다. 이러한 사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이다. 실제로 매우 큰 그림과 사실적인 묘사로 논란과 함께 큰 충격을 준 작품이라고 한다.

<메두사호의 뗏목> 1819, 테오도르 제리코

 

변화하는 도시를 그림으로 남기다

 프랑스가 현대적인 도시로 거듭나면서 거리가 통로의 수단에서 중산층의 머무는 공간이 되었다고 한다. 중산층이 한가하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이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 <비 오는 날의 파리 거리>이다. 어딘가를 구경하고 있는 커플이 보이는데 중요한 부분은 구경하고 있는 그림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다고 한다. 길거리의 허름한 노동자나 누군가의 싸움, 죽음 등을 구경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의 다리>에서도 중산층과 노동자층이 함께 있는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비 오는 날의 파리 거리> 1877, 귀스타브 카유보트
<유럽의 다리> 1876, 귀스타브 카유보트

 

사람의 얼굴과 가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떤 사람을 만날 때마다 기본적인 얼굴이 바뀐다. 일과 관련된 사람을 만나면 진지하게, 아이를 만날 때는 웃는 얼굴로 등등. 이러한 부분을 포착하여 그림으로 그린 화가들의 작품들이 있다. 첫 번째는 파블로 피카소가 젊은 시절에 그린 <곡예사 가족>이다. 남들 앞에서는 웃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본인들은 업으로서 힘든 모습을 그려냈다. 제임스 앤소르의 <소문난 가면>도 가면으로 가린 얼굴이 나온다. 벨기에 축제에서 사용되는 가면을 일상으로 가져와 그리면서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진짜 표정은 감추고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곡예사 가족> 1905, 파블로 피카소
<소문난 가면> 1883, 제임스 앤소르

 

그림에서 이질적인 것을 느껴보기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 이전의 삶에서 바라보면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 NFT 및 메타버스 등의 등장으로 초현실이라는 말도 많이 나온다. 이 두 부분은 모두 이질적인 부분이 있다. 즉, 지금과는 다른, 기존에 알고 느끼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그림에서도 이러한 이질적인 부분을 표현한 그림이 있다. 바로 조르조 데 키리코의 <초거리의 우울과 신비>라는 작품이다.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이질적인 부분과 함께 무서운 공포감이 들었다. 

<거리의 우울과 신비> 1914, 조르조 데 키리코

 

사람의 감정을 고조시켜 눈물이 나게 만드는 그림들

 몇몇 화가의 작품들은 사람들이 보고 감정이 고조되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서 어떤 알 수 없는 감정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감정이 고조되어 눈물이 나지는 않았는데, 그러한 그림들이 있다고 한다. 그중 하나는 마크 로스코의 1955년 <무제>이다. 이 책의 저자가 이 <무제>를 실제로 보았을 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해지는 작품이었다. 또 다른 슬픔을 많이 느낀다고 알려진 작품은 밀레의 <만종>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많이 보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직접 보지 않아도 묘한 슬픔이 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무제> 1956, 마크 로스코
<만종> 1859, 밀레

 

자연에서 가장 희귀한 색 : 블루(blue)

 파란색은 자연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색이라고 한다. 그래서 과거의 글들과 그림을 보면 우리가 지금 아는 푸른색, 파란색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파란색을 보니 조금 더 소중한 색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라는 작품에서 웅장하게 펼쳐진 금강산에서 푸른색을 볼 수 있다. 파란색을 몰라서 사용하지 못한 과거의 화가들은 파란색이 있는 산수화를 그리지 못했다. 하지만 화가 신장식은 파란색을 배운 화가이므로 산수화에 파란색을 입혀 멋진 그림을 그렸다.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2001, 신장식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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