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Review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최우람 작은 방주

13.d_dk 2022. 10. 31. 22:57
728x90
반응형

SNS에서 보게 된 어떤 작품 : 원탁

 트위터에서 미술, 패션, 경제, 꽃, 귀여운 동물들(?) 등등의 여러 정보들을 얻고는 한다. 미술 전시 관련해서 어떤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 영상과 함께 있는 설명은 꼭 그 작품을 직접 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비슷한 영상에 서로 다른 생각이 재미있었다. 그 작품에 대하여 비슷한 생각도 많았지만 조금씩 다른 생각들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 작품은 '원탁'이며,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에서 진행된 이 전시의 이름은 '최우람-작은 방주'이다. 주말 점심 지난 시간에 가게 되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관람이 조금 어려웠다는 게 조금 단점이었다.

최우람-작은 방주.

 

최우람-작은 방주

 현대자동차에서 지원하는 미술 시리즈라서 그런지, 주제가 기계와 인간 그리고 미래의 조화라서 그런지 기계와 정교한 기술로 표현된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표현된 작품들은 기계와 기술에 가깝다기 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다. 여러 작품들을 보고 들었던 생각들을 간단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원탁

 아래의 짚으로 만들어진 사람 로봇들은 모두 머리가 없다. 원탁의 중심에 머리로 보이는 짚뭉치가 있다. 이것을 차지하기 위해 하나의 사람 로봇이 일어나는 순간 그 짚 뭉치는 멀어져 다른 사람 로봇에게 간다. 서로 다른 사람 로봇은 이를 위해 욕심을 부리기도 욕심을 참기도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는 삶의 균형을 말하는 걸까? 결과적으로는 사람 로봇의 머리 부분은 이 짚 뭉치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질없는 어떤 물질을 위해 서로가 싸우고 있는 것을 말하는 걸까? 짚 뭉치가 원탁의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다른 게임이 펼쳐질 것도 같다. 기존의 틀을 타파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의미일까? 이런 의미들은 의미를 부여하는 관람자의 몫이다.

원탁.

 

검은 새

 원탁의 위에는 검은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모두가 원탁에 집중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할 때, 하늘을 본 누군가는 이 원탁에 다른 의미를 함께 볼 수 있기도 하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사람 로봇은 독수리와 같은 이 검은 새들이 두려워 원탁 밑에 숨어있는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도망가고 싶지만 원하는 것이 있지만 동시에 두려운 것이 있는 우리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건 아닐까?

검은 새.

 

빨강

 제목이 '붉은색 꽃'이 아닌 그냥 색상 '빨강'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이 기계로 동작되는 작품이었다. 나는 꽃을 먼저 보고 붉은색을 보았다. '꽃-빨강'으로 인식하고 받아드린 것이다. 누군가는 '빨강-꽃'으로 인식할 것 같다. 보편적인 사람들은 형상을 먼저 보고 색상을 인식해서, 색상을 강조해보고자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꽃처럼 움직이지만 색상을 말하는 방식이 다른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 같았다.

빨강

 

방주

 '우우웅'과 같은 소리와 함께 천천히 배처럼 보이는 어떤 기계가 움직이는 작품이다. 전시 제목이 '작은 방주'인 만큼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고있는 작품이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관람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집중해서 보기가 힘들었다. 방주는 다른 세계로 인간, 동물이라는 생명을 지켜주고 이동시켜주는 도구, 이동수단이라고 생각한다.(노아의 방주) 웅장하기는 하지만 과연 방주라는 개념에 이 방주가 적합한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방주를 화려하게 쓸모 있어 보이게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없음을 말하는 것 같았다. 방주는 도망가는 수단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는 도망가지 않고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의미를 보여주는 느낌도 받았다.

방주.

 

황금 천사

 천사는 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을까? 멍멍이의 형상인 천사는 없나? 고양이가 천사일 수는 없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힘없어 보이는 천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에 지친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림자는 더 지친 모습의 천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황금이라는 좋은 물질의 천사. 언젠가 천사를 힘차고 성스럽고 멋진 존재로 생각하고 그렇게 그려왔다. 하지만 누군가는 천사도 지칠 수 있고 힘이 없는 존재임을 그려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방식의 생각이라서 재미있었다.

황금 천사.

 

URC

 '우람최(URC)' 작가 본인의 영문 이름 이니셜을 따서 만든 제목임을 알 수 있었다. 자동차들의 헤드라이트들을 보아서 구체 형상으로 만들었다. 헤드라이트들이 서로 다른 시간에 깜빡이고 꺼진다. 최우람 작가 본인은 수많은 서로 다른 누군가의 경험이 빛처럼 모여서 자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URC.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