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Review

[국립중앙박물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리뷰

13.d_dk 2023. 8. 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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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미술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이전과는 다르게 꼭 그 여행지의 미술관을 하나 가보는 취향이 생겼다. 새로운 미술작품을 경험하며 얻는 생각들과 동시에 매우 유명한 작품을 보며 왜 유명할 수밖에 없는지 압도당하는 경험이 좋기 때문이다. 이번에 마침 해외여행을 하지 않고도 정말 유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번 23년 6월 2일부터 10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국 내셔널 갤러리의 명화를 전시하는 특별전을 진행한다. 이 전시의 제목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이다. 르네상스 시절의 명화들을 시작으로 현대에 미술사에 영향을 미친 여러 작품들을 마무리로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전시였다. 왜 유명한 작품들은 유명한지 그리고 동시에 역사적으로 어떻게 그려졌는지 등을 볼 수 있었다.

 

잘 기획하고 또 관람자라는 사람을 고려한 전시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장점은 여름에 진행되어서 그런지 늦은 시간까지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매하는 것은 어렵고 현장 예매도 오픈런이 치열하다. 하지만 토요일 저녁 늦은 시간에도 예매하여 관람이 가능해 다른 인기 있는 전시에 비해서 조금은 여유롭게(?) 예매하여 관람할 수 있었다. 늦은 시간에 미술관에서 여유를 가지고 감상하는 경험도 좋았다.

 동시에 많은 설명들을 친절하게 잘 구성해놓아서 역사적으로 동시에 어떤 화가가 그림을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그렸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오디오 가이드도 제공하니 천천히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표정이 조큼은 아죠씨같아서 슬프지만 행복했습니다.

 

사람을 향하는 명화들을 살펴보자!

보티첼리 - 성-제오비오의 세 가지 기적

 르네상스 시절의 화가 이름에 빠지지 않는 보티첼리의 작품이다. 세 가지 사건이 그려진 하나의 그림이다. 조명과 그림이 가지는 선명한 색감 그리고 어떤 묘한 느낌이 안정감을 주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설명에 의하면 그림에 하나의 원근법이 적용되어 공간감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원근감과 사람들 그리고 건물을 그릴 때 사용한 색감이 시선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것 같다.

 

라파엘로 - 성모자와 세례 요한

 위와 같이 르네상스 시절에 빠지지 않는 화가 중 하나인 라파엘로의 그림이다. 사람을 그린 것이지면 정말 평화로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성모 마리아이다. 동시에 이 그림의 핵심 중 하나는 정말 신격화된 인물들을 사람에 가깝게 그렸다는 것이다. 전시의 제목과 같이 사람에게 시선이 향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사람에게 시선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그림의 배경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살던 그 배경을 그대로 창 너머 그렸다고 한다. 보티첼리, 라파엘로 그림 모두 선명한 선과 그 사이의 색감 그리고 빛의 느낌이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표현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조반니 안토니오 볼트라피오의 추종자 - 나르키소스

 조반니 안토니오 볼트라피오를 추종하는 화가의 그림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이 나르키소스를 그렸을까? 나르시즘이라는 자아도취된 사람을 이르는 말 그 자체인 나르키소스를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그렸을지 궁금했다. 또 자신을 너무 사랑하여 죽음에 이르렀던 나르키소스를 어떻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을지도 궁금했다.

 

코레조 - 머큐리, 큐피드와 함께 있는 비너스 (사랑의 가르침)

 평화롭고 단란한 신혼부부의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하지만 그림 속 주인공들은 신화의 내용에서 불륜으로 만들어진 관계이다. 반면에 또 그림의 제목은 사랑의 가르침이었다. 베네치아 화가의 특징 중 하나인 그림 속 인물이 그림을 보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 같은 사실적인 느낌이 이 그림에서는 묘한 경고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티치아노 - 여인 (달마티아의 여인) 

 이 시절 그림과 조각 중 어떤 것이 더 우위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티치아노는 그림 속 인물이 새겨진 조각과 함께 이 인물을 그림으로 그린다. 조각과 그 조각의 대상인 여인을 한 번에 그림에 멋지게 그림으로써 그림이 조각보다 더 나음을 나타낸 작품이라고 한다. 화가의 창의적인 구성이 화가의 실력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 같았다.

 

조반니 바티스타 모로니 - 여인 (루치아 알바니 아보가드로 백작부인 추정, 붉은 옷을 입은 여인)

 카리스마가 넘치는 백작의 부인을 그린 그림이다. 화가에게 조금 짜증인 난 것인지 무서운 표정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 시대의 품위는 이런 표정에서 나왔던 것이고 미래의 내가 짜증이라는 이름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어떤 감정을 그 순간에 보였고 그게 조금 담겨있는 그림일지라도 결국 이 그림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다른 것들을 압도하는 것 같았다. 전시의 제목과 같이 거장 화가의 사람을 향한 시선에서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퀸텐 마시스 - 보좌에 앉은 성모자와 네 천사

 윗부분이 둥근 아치의 형상을 가지는 그림이다. 그 아치를 따라 있는 두 천사와 양옆에 안정적인 구도로 있는 두 천사 그리고 그 중심을 잡아주는 성모자. 디테일한 선들과 뚜렸한 색감 그리고 인자한 사람의 표정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며 '신성하다'라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신성한 느낌의 그림이 있다면 신을 믿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

 

카라바조 -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라바조의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이다. 소년의 아픔보다는 물린 순간의 짜증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그림이었다. 작은 하나의 순간에도 그 사람의 감정을 그림에 담아낼 때, 마치 짜증 50% + 놀람 30% + 아픔 20% 등으로 나누어 그림에 담아낸 느낌을 주는 신기한 그림이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 페르난도 데 발데스 대주교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이다. 선명하지 않은 듯한 선들이 모여 또렷한 사람의 인상을 드러내는 벨라스케스만의 화법이 돋보인다.

 

렘브란트 - 63세의 자화상

 거장 렘브란트의 그림이다. 최고의 화가였으나 이 그림의 주인공인 자신을 그릴 때에는 이미 파산하고 죽기 몇 달 전이었다고 한다. 표정에서 드러나는 묘한 답답함이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노인을 그리는 연습이었다는 말도 있지만, 연습이더라도 자신의 답답함을 숨길 수 없는 화가의 능력이 대단하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사소페라토 - 기도하는 성모

 선명한 색감과 선들과 빛의 조화가 이루어 내는 신성한 느낌이 드는 그림이다. 왜 우리는 이러한 그림을 보면 뭔가 신성하다고 느낄까? 본능적으로 경외심이 들기 때문일까? 이때 가톨릭과 교회로 나누어지는 시기에 신을 믿게 만들기 위한 그림으로 정말 잘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도 레니 - 성-마리아 막달레나

 세속적인 쾌락을 거부하고 신을 믿는 막달레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성-마리아 막달레나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화가 귀도 레니는 이 그림을 팔아서 도박을 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림을 실제로 보면 묘하게 참회의 느낌보다는 이 사람이 미쳐있는 느낌을 받는다. 화가의 실제 삶이 그림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요하힘 베케라르 - 4 원소: 불

 뜨거운 힘이 느껴지는 일반 사람들의 삶을 그린 그림이다. 4 원소 중 불이라는 제목답게 뜨겁게 하루하루를 이겨내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느낌이다. 붉은색이 그림 여기저기서 나타나며 이 느낌을 더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메인더르트 호베마 - 작은 집이 있는 숲 풍경

 평화로운 풍경이 드러나는 그림이다. 사람의 삶과 동시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담아내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한다.

 

알베르트 코이프 - 들판에서 말을 타는 남성과 목동, 두 소년, 그리고 일곱 마리 소

 다양한 사람과 동물이 나오며 각각 이름에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그림 제목에 강아지는 없다. 그래서 귀여운 강아지를 유심히 보았던 그림이다. 이 글 속 그림에서는 강아지가 주인공이다.(?)

 

피터르 더 호흐 - 안뜰에서 음악 모임

 어둠과 빛으로 나뉜 사람들을 잘 담아낸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나쁜 일을 벌이는 사람들 하지만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결의에 가득 찬 뒷모습으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 천사와 악마, 역경과 쾌락이라는 다양한 대조되는 단어들이 스쳐 지나간 그림이었다.

 

장 바티스트 그뢰즈 - 여인 (마담 드 굴레옹 추정)

 화가가 살았던 그 시절의 많은 것들이 드러나는 그림이라고 한다. 역사적인 의의말고도 이 사람이 그림에 담김으로써 주는 묘한 분위기가 참 신기했다. 표정에서 드러나는 여유와 행복감(?) 같은 것이 묘하게 신기했다.

 

토머스 로렌스 - 찰스 윌리엄 램튼 (레드 보이)

 진짜 찢었다. 이 말 그대로 너무 잘생긴 초미남 소년이 그림에 그려져있었다. 그림을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그렸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이 그림에서 이 레드 보이는 정말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의 포즈에서도 본인이 멋지다는 것을 아는 듯한 자세와 표정 그리고 그 그림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린 작품이었다.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이별

 멀리서 보면 흐릿한 느낌의 구름들과 안개가 제목의 이별을 나타내는 듯하다. 하지만 세세하게 보면 느낌이 조금 다르다. 선명하지만 잘못 그려진 것 같은 물감들과 몸짓들이 보인다. 이러한 불온전한 느낌이 만나서 이별이라는 느낌과 몽환적인 그림 전체의 느낌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에두아르 마네 -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사실주의의 대표화가 마네의 작품이다.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보고 싶어 하는 그림이 아닌 자신이 경험한 사실 그대로를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나중에 이 그림 속 맥주 점원에게 따로 불러 맥주를 따르도록 부탁했다고도 한다. 다른 그림들은 의미를 찾고 담고 있는 것 같지만 마네의 이 작품은 그냥 그대로, 그때의 상황을 보여주는 그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존 싱어 사전트 - 와인잔

 이 그림의 가장 아름답고 시선을 이끄는 부분은 햇빛이라고 생각했다. 싱그러운 햇빛이 그 공간을 비집고들어와 따듯하고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느낌. 혹은 여름이라면 뜨겁게 하지만 밝게 감싸는 느낌. 그래서 이 그림은 시선이 머무는 것 같았다.

 

사람을 향하는 그림과 그 그림을 보며 화가라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

 전시의 많은 그림들은 사람을 향하고 있다. 동시에 역사에서 그 화가의 생애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화가의 직업을 가진 그 시대의 한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명화자체도 정말 압도하는 붓터치와 구성, 느낌을 볼 수 있지만, 이와 함께 역사적인 의미와 상황을 같이 보면 또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는 좋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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